슬롯머신 슬롯머신 긴 여정의 끝
작성일 17-11-0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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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 옆에서 구경하다 지루하던참에 기계나 한번 하고오라는
친구의 권유에 조작법도 모르던 머신 클릭 몇번에 프리스핀.
스코어는 이미 10만을 훌쩍 넘어가고.
이날 머리속에 새겨져버린 돈따기 쉽구나라는 잘못된 선입견.
그 후 몇년간 갖다바친 금액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가뭄에 콩나듯 기분을 짜릿하게 만들어준 잭팟만 머리속에 남는
묘한 슬롯머신의 마력.
이러한 중독을 배가시키는 묘한 방향제냄세와 bose sound.
돈 다털고 일어나며 다신 안와야지 하지만
자기전에 떠오르는 건 정작 그날 잃은 돈보다도
순간 아쉬웠던 그림. 아 한칸만 더 내려왔음 끝나는건데.
이정도만 따면 이제 그만 와야지 마인트컨트롤 코스프레 해보지만
구경하기도 힘든 라이프오브럭셔리 다이어를 두번이나 먹고도
여전히 발걸음은 카지노.
어제는 잃었으니 못일어나고 오늘은 좀 땄으니 좀 더 앉아있고
매번 이유는 달라도 언제나 한결같은 카지노 나설때 드는 생각.
아 진짜 해도해도 너무하네.
한 기계에 오래앉아 있는게 낫다 안줄땐 옮기는게 낫다
패턴을 읽고 베팅금액을 조절해서 해야 된다
각기 다른 자기만의 노하우로 다들 버튼을 두둘기고 앉아 있지만
결국 기계가 줄때만 받을 수 있을 뿐 플레이어가 할수있는건
돈을 쑤셔박고 버튼을 누르는거 밖에는 없다
어느 순간부터 날 그렇게나 잡아끌던 슬롯이 지겨워지기
시작하고 습관적으로 가더라도 뭔가 줄거란 기대치가 제로.
재미도 없고 기대치도 없으니 갈때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앉아있나 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
그때부터 그림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
스핀이 돌며 막판 그림이 한칸씩 부족하게 떨어질때마다
느끼던 아쉬움.분노.한숨
하지만 이미 전체 그림은 정해져있고 플레이어 눈에만
아쉽게 안준거처럼 보여지는 효과라는 생각이들기 시작하니
눈앞에 뭔 그림이 펼쳐지던 무덤덤.
슬롯머신에 사람을 잡아두고 끊임없이 버튼을 두드리게 만드는
가장 큰 매력. 그것은 뭔가 나올거라는 기대감
그 기대감 자체가 없어지니 문득 떠오른 생각
이제 그만와야 겠다
돈도 돈이지만 재미없어서 그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