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보홀여행기...3부(최종화)
작성일 12-03-2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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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홀로여행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1,871회 댓글 27건본문
간단하게 쓸려고 했는데...
어느덧 3부로 넘어와 버렸네요...
보홀에서의 마지막날 아침...
부지런한 나는 오늘도 여지없이 한국시간 6시에 기상...
오늘은 체크아웃하는 날에다가 11시 45분 배로 세부로 가야하기에 부지런을 떨었답니다...
어제 싸다만 짐을 다시 정리하고 오전에 홀로 수영장에서 간단하게 눈꼽좀 떼고...
아침식사 거리를 준비했죠...(제가 묶었던 알로나스위스리조트는 조식이 없답니다...하다못해 리조트내 레스토랑도 없어요...)
일단 사놓은건 다 없애야 했기에...
뒤져보니 망고 4개, 망고스틴 3개, KEG바에서 다 먹지 못하고 테이크아웃해온 피자 2조각, 그리고 델몬트 과일쥬스 캔2개...
뭔가가 허전해서 다시 바깥으로 고고씽...
예전에 먹었던 기억이 있는 시나강...식초 맛이 강하지만 라푸라푸시나강은 꼭 우리나라 복지리 같다는...
시나강 테이크아웃에 밥 2개 포장...
호텔로 와서 아침을 해결하고...
몇달동안 못볼 보홀의 바다를 감상하기 위해 알로나비치에서 혼자 사진 쫌 찍다가 항구로 갔네요...
항구에 가기 앞서 다시 BQ몰에 들립니다...
보홀의 특산품인 키세스땅콩, 스타땅콩, 그리고 야자열매 안에 있는 떡도 아니고, 팥도 아니고, 꿀도 아닌 여하튼 달콤한 뭔가가 들어있는 깔라마이 등등을 한봉다리 사서 항구로 고고씽...
잘있거라 보홀아...다시 보니 반갑다 세부야...
1시 20분에 피어1 도착...
택시를 타고 혼자 공항근처에 예약해두었던 랑카스터호텔로 갑니다...
랑카스터호텔은 데이즈호텔 옆 골목길로 약 400미터 정도 들어가면 있는데...
룸컬리티는 아주 좋습니다...
허나 외관과 수영장은 비추...
원래 콘도, 아파트 였던것을 콘도텔로 바꾼거네요...
전 인터넷상에서 룸사진만 보고 결정했는데...
룸은 콘도처럼 취사 다 가능하구요, 욕조있구요, 헤어드라이기 있습니다...
공항 픽업 무료이고, 방도 꽤 넓어요...
허나 안전금고 없고, 룸에서 와이파이 안터지고, 수영장 및 환경이 그렇게 예쁘진 않답니다...
2시 땡 호텔도착하여 짐내려놓고, 4개의 주머니에 돈을 나눠서 마리나몰쪽으로 갑니다...(걸어서 5~10분)
마리나 몰 건너편에서 아무 지프니타고 홀로 시티투어 시작...
목적지도 모르고 탔는데 이놈의 지프니 세부시티쪽 다리를 안건너가네요...
가이사노몰 지나서 계속 직진 갑니다...
솔직히 약간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이름도 모를 로컬 시장도 지나고, 교회도 지나서 자꾸 마을쪽으로 들어가기에...
마을회관이 보여 내렸더니...
가와이산 오피스라고 되어있네요...
나중에 찾아본 결과 라푸라푸시티 ugiy gawaysan...(철자가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로컬 마을에 도착...
혹시나 해서 사진기는 안들고 왔는데...
마음속에 담아가고 싶어서 마을 탐방을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16세 소녀를 만나고 자기집에 초대를 받습니다...(길물어보았는데...그리고 이것저것 귀찮게 물어보았는데...집으로 초대를 하더군요...)
4대가 살고 있는 집...
할머니, 엄마, 아빠, 삼촌, 고모, 작은엄마, 언니들, 오빠, 남동생, 그리고 많은수의 꼬꼬마들...
한 20명하고 인사했는데...
가족들이 점점 더 나타납니다...ㅋㅋㅋ
자기방에는 8명의 어린이들과 생활한다네요...
퀸사이즈만한 평상인지 침대인지에서 5명, 옆에 만들어놓은 쇼파만한 나무평상에서 2명, 바닥에서 2명...
집사람들 아주 친절합니다...
바나나도 주네요...
맛있습니다...
바나나 튀겨서도 주네요...
이것 또한 맛있습니다...
나는 해줄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꼬꼬마3명 그리고, 16살친구, 엄마 이렇게 5명 데리고 택시타고 가이사노 몰 졸리비로 갑니다...
버거+치킨+밥+음료+후렌치후라이 등등 750페소 치 사서 나눠먹습니다...
꼬꼬마들 아주 좋아라 하는군요...
거의 1/3쯤 먹었을때 친구엄마 전화벨 울립니다...
아빠입니다...
통화내용은 간단합니다...싸서 오라고...
엄마, 먹고 있는 음식 정성스레 포장합니다...챙겨갈려고...
안쓰러운 나 300페소 치 햄버거 더 사서 쥐어줍니다...
그리고, 집에 갈때 택시타고 가라고 200페소 쥐어줍니다...
너무나도 감사해 하는 이가족...
이제 이해됩니다...
왜 필리핀사람들은 생일이다, 누가 죽었다, 입원했다 등 경조사들이 많은지...
내가 한집에서 인사한 사람만 족히 25명 이상은 된듯 합니다...
이제는 헤어져야 할시간...
페이스북 아이뒤 교환하고...
저는 세부시티로 나갑니다...
고 투 더 망고 스퀘어...
이번 홀로여행에서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3~4살 정도 되어보이는 꼬마가 보홀 해변가에서 혼자 소꿉장난 하는 것이 투망던지기...
우리나라돈 25000원 정도의 먹거리에 행복해 하는 대가족...
그리고, 일면식도 없는 나에게 온가족이 다 인사하며 반겨주던 그모습...
다음에 필리핀 오면 꼭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하는 가족들...
과연 이들이 불행한 것일까요...
저는 이들에게서 행복을 느꼈고 무소유를 느꼈답니다...
우리는 더 벌기위해 이렇게 아웅다웅 하루하루를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루면서 살아가는데...
이들은 현재에 만족하고,
큰 욕심 안부리고,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살아가는 모습들...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더군요...
한번쯤은 추천합니다...
혼자 떠나는 홀로여행...
이제 현실로 돌아왔지만...
도착하자 마자 매운음식이 먹고싶어 아구찜에 소주한잔 한 나였지만...
에메랄드 빛 바다, 지프니의 소음과 매연, 산미겔 이 자꾸 그리워 지는것은 왜 일까요...
어느덧 저의 여행도 끝이 났네요...
아무쪼록 장문의 글을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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